그녀가 죽길, 바라다

정수현 장편소설

기간 : 2014.05.18 ~ 2014.05.20


도서관에 '마야 유타카'의 '귀족탐정'을 빌리러 갔다가 대출중이여서 다른 책을 찾다가 이 책을 골라줘서 읽게 되었다. 자극적인 제목과 간략한 설명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보자라는 마음을 들게해주는데 한 몫 또한, 하였다.


읽으면서, 소재는 참신한 것 같았지만, 흔한 드라마의 스토리랄까 뻔한듯한 결말이 기다리는 기분이 많이 들었다. 널리고 널린 가난한 여주인공, 능력있는 남주인공 이런 배경이다.

읽으면서 윤재희와 이민아 둘 중 한명은 죽는다했지만, 왠지 느낌이 두 여자 모두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은 기분이 들었는데, 역시나 그랬다 나름, 비극적인 결말로 한 명은 어떻게 사라지고 남은 한 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했는데, 이런 반전은 나오지 않았다. 또한, 분명히 윤재희가 이민아의 몸에 처음 빙의됬던 날, 다시 찾아간 병원에서 윤재희의 신체 장기가 적출됬다고 그랬는데, 마지막에서 윤재희는 멀쩡히 있다. 적출당한 심장은 어떻게 한건지 의문이고, 윤재희에게만 들리는 목소리는 너무 뜬금없이 이 소설에서 윤재희의 영혼이 나오고 빙의되는 이런 요소 때문에 나오는 것이지만, 너무 개연성이 없는 것 같다.


그래도 읽으면서 적지않게 마음에 드는 문장들이 있었다.


p20, 첫 변호가 시작되기 저날, 아버지 이주승이 민아에게 물었다.

대한민국엔 두 가지 부류의 변호사가 있지. '법은 정의를 위한 도구다'라고 말하는 멍청이들과 '아니다. 법은 특권이다'라고 말하는 부류. 누가 이 세상을 지배할까?


위 문장을 읽으면서 마음은 전자라고 외치지만, 조금이나마 세상을 본 내 눈은 후자를 보고 있었다.



p25, 민아가 강건우와 전화통화 후 사무실에서 창 밖 도로 위 구급차를 보며 한 말이다.

기적은 그냥 일어나지 않아. 만약 기적이 있다면 그건 누군가가 조작한 거지.

위 문장을 읽고, 두 가지가 생각났다.

첫 번째는, 기적은 일어나길 원한다면, 끊임없이 갈망하고 노력해야한다와

두 번째로, 이민아의 말대로 세상에 기적 같아 보이는 일들은 세상을 움직이는 몇 안되는 사람들이 조작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p29, 민이와 건우의 고등학교시절 회상 속, 이주승(이민아의 아버지)과 강건우의 아버지, 두 사람의 대화 중 일부이다.

다수를 위한 소수의 희생은 필요한 법이죠. 그렇지 않으면 사회가 발전하기 힘들고요. 소크라테스도'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하며 독배를 마시지 않았습니까.

위 구절을 읽으면서 깨달은 것은 아니고, 몰랐던 지식을 배웠다. 소크라테스가 '악법도 법이다'라고 말한 것은 사실이 아니라 과거 권위주의정권에서 억압적인 법 집행을 정당화하기 위해 유포한 것이라는 사실이다.



p77, 4차선 교차로 중앙에 민망하게 서 있는차. 예전에도 한 번 비슷한 경험을 했다. 신호가 바뀔 때마다 귀가 찢어질 정도로 차들이 울려대던 클랙슨 소리, 창문을 열고 퍼붓는 욕설들. 죄인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지옥 같은 시간을 힘겹게 견뎌냈던,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기억이었다.' 하지만 다른 운전자들이 이민아의 고급차를 보고는 신경질적인 표정의 운전자들도 보였지만 대부분은 힐끔힐끔 곁눈질하며, 조심스럽게 피해 가고 있었다. 이 부분을 상상하면서 전에 본 

<EBS - 인간의 두 얼굴 소형차와 대형차 인식의 차이>가 생각이 났다.

참고 : http://www.youtube.com/watch?v=DI7BQF9Zuww



p164, 윤재희는 처음 보는 그저 멋진 강건우와 스킨십을 하면서

이것이 단순한 욕정인지 사랑인지 아직 판단이 서질 않았다.라는 생각을 한다. 위 문장을 보면서 단순한, 한 순간의 사랑에 빠져들면 안된다는 위험이랄까 그런 경험?이 느껴졌다.



p184, 이민아는 남의 몸을 이기적으로 자신의 욕구만을 채우기 위해 행동하는 윤재희를 생각하면서

윤재희는 멍청하고, 착한 척은 혼자 다 하며 염치라곤 눈곱만치도 없는 여자였다.라는 말을 한다. 이 말을 읽기 전까지 난 윤재희의 입장에서만 책을 읽고 있었나보다. 내가 만약 이민아였다면, 정말 기분 나쁘고, 왜 수많은 사람 중에서 나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다. 책을 여러 방향으로 읽게 해주는데 도움을 준 문장이었다.



적지 않게 흥미로운 문장이 몇 있었지만, 그다지 다른 사람에게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순전히 재미만을 위해서 읽는 책이고, 흔히 말하는 킬링타임용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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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두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