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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 장은진

by Kieran_Han 2014. 5. 25.



그녀의 집은 어디인가

장은진 장편소설

기간 : 2014.05.21 ~ 2014.05.25


무슨 책 읽을까 고민하다가 뒷표지 설명에 '당신이 집을 비운사이, 그녀가 당신 집을 찾아갈지도 모른다고,~' 본문 중 발췌한 부분을 보면서

예전에 읽은 '사신 치바'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그 책을 너무 재밌게 읽었어서 이 책 또한, 그런 부류인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무작정 읽게 되었는데, 그런 내용이 아니더라구요... 그리고 읽을 수록 작가가 독자한테 전하려는 말이 무엇인지는 알겠는데, 약간 지루한 감이

적지 않게 있는 그런 책이였었습니다. 물론, 제 생각이니 다른 분들한테는 어떻게 보일진 모르겠습니다. 


책 속에는, 전기 먹는 여자 주인공 J (제이). 부자집 막내 도련님 K (케이) 그리고 주인공인 가난한 열쇠공 Y (와이)가 등장합니다.

처음에, J를 보고 장은진 작가님의 이니셜인 J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읽는 내내 작가님께서 여성임에도 불구하고

남자 주인공인 Y가 J의 몸을 묘사하는 말과 평소 Y가 행동하는 모습, K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 등 다양한 면들이 정말 남자 입장에서

서술하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신기했었습니다.


마지막 장 작가의 말에서

돌아갈 집이 있어 아직은 다행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당신도 그렇다면

그 역시 아직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라는 부분에서 볼 수 있듯이 제가 생각하기에, 장은진 작가님은 이 책을 통해서 독자에게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아무런 의미 없이 그저 먹고 자고 생활하는 곳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지금 나의 모습이 어떤지, 나의 집은 어떤 모습인지 되돌아 보게 해주는 것 같다.

아직 돌아갈 집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건, 아직 나의 꿈을 찾아갈 수 있다라는 의미 같기도 하다.

솔직히 이 책을 읽고 나서 무슨 말을 전하려는 걸까 읽는 내내 생각을 많이 햇는데, 잘 모르겠다.

머리가 나빠서 그러는지, 이 생각 저 생각 주저리 주저리 복잡하게 실타래 마냥 얽혀있어서

어떻게 시작을 하고 어떻게 맺어야할지 모르겠다. 나중에나마 내가 다시 이 글을 보게 된다면,

어떻게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기도해서 두서 없이 써 내려간다.


책을 펼치고 맨 첫번째로 보이는 글

가로등이 우는 시간이라는 말이 나온다.

가로등 불이 켜졌다가 꺼지는 아주 짧은 시간, 이 시간이 가로등이 우는 시간이라고한다.

길을 걷고, 차를 타고, 운전하면서 쉴새없이 많이 본 가로등인데, 야경을 기다리면서

가로등이 언제 켜지는지는 기다려봤어도, 가로등이 언제 꺼지는지는 기다려본적도 생각해본 적도 없었다.

작가님이 얼마나 일상에서 주위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는지 알 수도 있었다. 가로등이 우는 시간..

이것 말고도 다른 것들이 많을 것 같은데, 지금 내 머릿 속에는 떠오르지 않는다. 다음에 생각나면 적어놔야겠다.


p49, 가난한 사람들도 높은 데 집 짓고 사는 건 마찬가지였다. 도둑이 들지 않는다는 것 또한.

차이라면 가져갈 게 없다는 것이지만, 또 한 가지 차이가 있다면 부자들은 전망 좋은 곳에 살면서도 달을 볼 줄 모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누가 더 값진 삶을 산다고 말할 수 잇을지는 모르겠다.


나는 너가 없는 것을 갖고 있다. 넌 내가 없는 것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난 너보다 값진 삶을 살아가고 있고, 너 또한 나보다 값진 삶을 살아가고 있다. 나에게 없고 너에게 있는 것은 내가 노력하고 갈망해서 얻으면서 쓸데없는 열등감을 지우는 것이다. 내 삶이 어떤지,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고, 누구에게도 지적받을 만한 것이 아니다. 나는 나의 삶이 좋고 세상 어느 누구보다도 뿌듯하게 살아가고 있다. 라고 생각이 났었다.


p53, 어쩌면 자물쇠가 없는 사람은 자물쇠 살 돈마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아니면 지키고 싶은 게 없어서거나 지키고 싶지 않다거나. 나는 가끔 생각하곤 한다. 지키고 싶은 게 없는 인생을 산다는 건 기쁜 일일까 슬픈 일일까. 난 아직도 그에 대한 답을 갖지 못했다. 자물쇠를 채워 두고 싶을 만큼 지키고 싶은 게 있어 본 적이 없어서 비교조차 할 수 없었던 것인지도. 그러니 자물쇠가 필요 없을 만큼 가진 게 없는 나한테 훔쳐 갈 게 있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그게 다름 아닌 전기라는 형식의 물질이라는 건 기가 막히지만. 누군들 그걸 훔쳐 갈 거라 상상할 수 있겠는가.


표현이 이쁘다. 말 그대로 마음 속에 와 닿았다. 지키고 싶은 게 없어서거나 지키고 싶지 않다거나.. 전자 보다는 후자가 더 슬픈 것 같다. 없어졌다면, 찾으면 그만이지만, 지키고 싶지 않다.. 라는 말은 내 마음 속에서 정리하고 포기한 말로 들린다.


p184, 케이의 대답은 자못 무서운 것이었다. 대관람차는 놀이공원에 있는 놀이기구 중에서 높은 데까지 올라가는 것인데도 느리게 움직이는 거라, 막상 타고 있으면 유리를 깨고 뛰어내리고 싶은 충동이 생길 것만 같아서라고 했다. "번지점프는?" 높은 데서 뛰어내린다는 게 어떤 느낌인지 미리 알게 되면 나중에 진자 뛰어내리고 싶은 마음이 생겼을 때 정작 못 뛰어내리게 될 것 같아서라고 대답했다.


삶이 의미도 없고, 사는 이유를 모르겠는 케이의 입장에서 생각하기에는 너무나 소름끼치게 맞는 말들이라 정말 신기했다. 작가님의 머리가 대단하시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어떻게 죽으려는 사람의 마음을 이렇게 잘 아는 것인지 너무 신기하다. 마치 내가 케이인양 서술한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