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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계자들 - 김언수

by Kieran_Han 2014. 5. 20.



설계자들
김언수 장편소설
기간 : 2014.02.03 ~ 2014.02.06

책 '사신 치바'를 재밌게 읽어서 비슷한 부류를 찾다가 오유에서 어느 분께 추천을 받고
빌려서 보게 되었다.

위 첨부한 표지 앞면을 보시면 아시다시피
어서 오세요 고객님, 어떻게 죽여드릴까요?
죽음을 계획하는 설계자가 있다.
설계를 실천하는 암살자가 있다.

라는 문가가 적혀있었다.
그래서 생각하기를 주인공이 어떠한 사람을 어떤 방법으로 죽이고,
그 대상자에 관한 스토리 전개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너무 '사신 치바'를 재밌게 봐서 그런지 한국판'사신치바'를 떠올렸는지

앞부분부터 읽어가면서 이런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다.
실망감이 따라서 그런지 흥미를 잃어서 줄거리가 무엇인지 검색해서 보기도해보고
맨 뒷장으로가서 몇장 읽어보기도 했다

그래도 한 번 읽자고 시작한 책이고, 작가님의 글솜씨가 편안하고 쉽게 쉽게 읽히는 문체라 그런지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읽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래도 지겨워서 대충대충 훑어보다가 자신의 화장실 변기에서
폭탄을 발견한 래생이 공장으로 도피하는 부분부터 흥미가 다시 붙었다.

특히, 공장에서 이름모를 그 여자와의 사랑관계가 너무 흥미로웠다.
아니 너무 이 책부분에서 제일 재미있었다.
간결한 문체로 평온한 일상을 얘기하지만, 너무 행복해보이는 모습이 머릿속에 상상되고,
부러웠다.
여담이지만, 작가님이 이런 평온한 일상 사랑얘기 하나 집필하시면 참 좋을 것 같다.

그리고 나오는 미토, 미사, 사팔뜨기 사서 이야기
미토의 성격을 고독한 어린 시절의 배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성격을 잘 묘사한 것 같았다.
사팔뜨기 사서의 배경도 조금이나마 이야기가 있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열린 결말로 끝을 맺지만, 내가 생각하는 결말은 이렇다.
암살자, 설계자, 권위있는 사람들의 장소였던 너구리 영감의 도서관이 한자라는 한낱 사업자?에게
쑥대밭이 된 것을 빌미로 너구리 영감이 래생을 구하기 위해 오고,
자신의 삶에 거의 포기를 한 미토 또한 래생을 구하러 올 것이다.
그리고 같이 먼저 일본으로 건너간 미사를 만나러 공항으로 가는 두사람의 뒷모습이 상상되었다.

그리고 위 글을 다 읽어가면서, 책 속 한자의 언행이 맴돌았다.
그저 내 생각이지만, 책 속에서는 세상 모든 사람들이 설계자 및 기득권층에 의하여
자신의 삶이 계획되어 있지는 않지만, 계획되어 있는 모순적인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득권층에게는 모든 이익이 뒤따르고, 손실이 없으며, 이를 취하기 위해서
힘 없고, 아무 죄없는 사람이 죽어가는 것 같았다.
특히, 이발사의 딸이 죽음으로써 위와 같은 생각이 확신해졌다.

작가님께서 무슨 의도로 이런 구상을 작성하신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흡사 지금 현실의 기득권층들과 같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책에서 메모해 두고 싶은 구절은

본문 P395 중

래생(來生)의 말이다.

늘 궁금했는데 말입니다. 영감님이 지어주신 제 이름,
어차피 이번 생은 글렀으니 다음 생에서나 잘해보라는 뜻이었습니까?

위 말이 인상깊었다. 김언수 작가님이 위와 같은 래생의 생각으로 래생(來生)이라는 이름을 작명하신 건아니고,
아무 생각없이 그저 위에서 시키는대로 움직이는 꼭두각시 인형인 래생이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자신의 삶을 찾아가면서
'새로운 삶이 온다.'라는 의미로 작명하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결론은, 중간에 한 번 내 헛튼 생각을 실망했지만, 재밌게 잘 읽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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