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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수좋은 날 - 현진건

by Kieran_Han 2018. 11. 13.

웃음 소리 들은 높아졌다. 그러나 그

웃음 소리들이 사라지기 전에 김 첨지는

훌쩍훌쩍 울기 시작하였다.


치삼은 어이없이 주정뱅이를 바라보며,

"금방 웃고 지랄을 하더니 우는 건 또

무슨 일인가."


김 첨지는 연해 코를 들여마시며,

"우리 마누라가 죽었다네."


"뭐, 마누라가 죽다니, 언제?"


"이놈아 언제는. 오늘이지."


"엑기 미친 놈, 거짓말 말아."


"거짓말은 왜, 참말로 죽었어,

참말로... 마누라 시체를 집어

뻐들쳐놓고 내가 술을 먹다니, 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야."하고 김

첨지는 엉엉 소리를 내어 운다.


치삼은 흥이 조금 깨어지는 얼굴로,

"원 이 사람이, 참말을 하나 거짓말을

하나. 그러면 집으로 가세, 가."하고

우는 이의 팔을 잡아당기었다.


치삼의 끈느 손을 뿌리치더니 김 첨지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싱그레 웃는다.


"죽기는 누가 죽어."하고 득의가 양양.


"죽기는 왜 죽어, 생때같이 살아만

있단다. 그 오라질 년이 밥을 죽이지.

인제 나한테 속았다."하고 어린애

모양으로 손뼉을 치며 웃는다.


"이 사람이 정말 미쳤단 말인가. 나도

아주먼네가 앓는단 말은

들었는데."하고, 치삼이도 어느 불안을

느끼는 듯이 김 첨지에게 또 돌아가라고

권하였다.


"안 죽었어, 안 죽었대도그래."


김 첨지는 ㅗ핫증을 내며 확신있게 소리를

질렀으되 그 소리엔 안 죽은 것을

믿으려고 애쓴느 가락이 있었다.기어이

일 원어치를 채워서 곱배기 한 잔식 더

먹고 나왔다. 궂은 비는 의연히

추적추적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