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岩穴(암혈)의 노래 - 조지훈

by Kieran_Han 2021. 10. 18.

야위면 야윌수록

살찌는 혼(魂)

 

별과 달이 부서진

샘물을 마신다.

 

젊음이 내게 준

서릿발 칼을 맞고

 

創痍(창이)를 어루만지며

내 홀로 쫓겨 왔으나

 

세상에 남은 보람이

오히려 크기에

 

풀을 뜯으며

나는 우노라

 

꿈이여 오늘도

광야를 달리거라

 

깊은 산골에

잎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