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침실로1 나의 침실로 - 이상화 마돈나! 지금은 밤도 모든 목거지에 다니노라. 피곤하여 돌아가련도다. 아, 너도 먼동이 트기 전으로 수밀도의 네 가슴에 이슬이 맺도록 달려오너라. 마돈나! 오려무나, 네 집에서 눈으로 유전(遺傳)하던 진주는 다 두고 몸만 오너라. 빨리 가자, 우리는 밝음이 오면 어딘지 모르게 숨는 두 별이어라. 마돈나! 구석지고도 어둔 마음의 거리에서 나는 두려워 떨며 가다리노라. 아, 어느덧 첫닭이 울고 -- 못 개가 짖도다. 나의 아씨여, 너도 듣느냐. 마돈나! 지난밤이 새도록 내 손수 닦아둔 침실로 가자, 침실로 -- 낡은 달은 빠지려는데, 내 귀가 듣는 발자욱 -- 오, 너의 것이냐? 마돈나! 짧은 심지를 더우잡고 눈물도 없이 하소연하는 내 맘의 촛불을 봐라. 양털 같은 바람결에도 질식이 되어 얕푸른 연기로 꺼지.. 2021. 2. 23.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