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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 박지용 매미 울음소리가 가득찬 날입니다 그 소리가 너무 커서 시끄럽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런 생각을 하는 까닭은 아마 그 무언가를 위해 그 누군가를 위해 혹은 나를 위해 내 사랑을 위해 온 몸으로 울어본 적이 없기 대문일 것입니다 스스로 한여름이 되어본 적이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천장에 야광별을 하나씩 붙였다」 2021. 8. 18.
수풀 아래 작은 샘 - 김영랑 수풀 아래 작은 샘 언제나 흰구름 떠가는 높은 하늘만 내어다보는 수풀 속의 작은 샘 넓은 하늘의 수만 별을 그대로 총총 가슴에 박은 작은 샘 두레박을 쏟아져 동이 가를 깨지는 찬란한 떼별의 흩는 소리 얼켜져 잠긴 구름 손결이 온 별나라 휘흔들어버리어도 맑은 샘 해도 저물녁 그대 종종걸음 훤듯 다녀갈 뿐 샘은 워로워도 그밤 또 그대 날과 샘과 셋이 도른도른 무슨 그리 향그런 이야기 날을 세웠나 샘은 애끈한 젊은 꿈 이제도 그저 지녔으리 이밤 내 혼자 나려가볼꺼나 나려가볼꺼나 2021. 8. 18.
나만 위로할 것 - 김동영 보고 싶네요. 뭐 달리 할말은 없어요. 아마 당신도 비슷한 기분이겠죠? 2021. 8. 18.
미술관에서 - Colde 3. 미술관에서 마침내 미술관에 도착했다. 그 안을 서성이다 어느 그림 앞에 멈추었다. 이내 움직일 수 없을만큼 압도되었다. 늘 상상만 했던 그림이 바로 나의 눈 앞에 있지만 절대 만질 수 없다. 나는 그 그림을 품에 안고서 미술관을 빠져나갈 것이다. 나의 숲으로 데려가기 위해서 2021. 8. 13.
에브리데이 - David Levithan 사람들은 자기 몸이 지속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것처럼, 사랑도 당연히 지속될 거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사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지속적인 만남이라는 것을 깨닫지 못한다. 일단 그런 만남이 이루어지면, 그건 우리 삶에 착된 또 하나의 토대가 된다. 그러나 그런 지속적인 만남을 얻지 못한다면 우리를 지탱 해줄토대는 늘 하나 뿐이다. 2021. 8. 12.
나쁜 감정은 없습니다 두려움을 피하려고 하면 상황이 악화됩니다. 고통스럽더라도 두려움을 직면하고 들여다보기 시작하면 오히려 두려움은 사라집니다. 2021. 8. 12.
치킨과 맥주 - 권민정 미안해하지 않는다. 망설이지 않는다. 어떻게든 이 골목을 나갈 것이다. 2021. 8. 12.
순한 사람들 속을 헤집고 나왔어도 - 가랑비메이커@garangbimaker 언제까지고 접싯물에서 수영할 수는 없는 법 언제까지나 침대만 밟고 설 수는 없는 법 덮쳐오는 파도에 비명도 질러봐야 소리를 내는 법을 알고 거친 땅을 맨발로 딛고서야 비로소 굳은살이 밴다 무고한 얼굴로 그저 나는 몰라요, 라는 당신에게는 거울이 사라져야 한다 하루를 거울 속에서만 보내는 당신이 뚜벅뚜벅 찾아간 그의 삶에 기댈 궁리만 하는 당신이 야금야금 베어 먹던 그 하루는 거울 속에 있지 않다 그의 단단해 보이는 어깨가 아무렇잖아 보이는 얼굴이 거울 밖에서 얼마나 자주 무너져 내리는지 당신은 알아야 한다 34p 「거울을 내다버려요」 2021. 8. 11.
비블리온 - 문지혁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우리가 책을 지키려는 건 그냥 그래야 한다고 믿기 때문이에요. 사는 것과 비슷하죠. 우리는 그걸 일종의 당위로 느껴요. 무엇 때문에가 아니라, 그래야만 하기 때문에 하는 거예요. 2021. 8. 11.
호주머니 - 윤동주 넣을 것 없어 걱정이던 호주머니는 겨울이면 주먹 두 개 갑북갑북 2021. 8. 11.
순수한 열망 - 강민경 아 순수한 열망이여 그대는 참으로 인내심이 없어 또다시 내 곁을 떠나가 자리를 비워두어 욕심이 또다시 그대 자리 차지하도록 기회를 준다 그럼에도 그대는 미련 없이 떠나가 한참을 부유하다 강박으로 지내는 날들로 지쳐 다음을 기약하는 일이 지쳐가는 나를 구제하러 예기치 못하게 찾아와 나를 떠오르게 만든다 「서른결의 언어」 2021. 8. 9.
베를린 알렉산더 광장 1 - Bruno Alfred Döblin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우리의 위대한 실러는 이미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인생이란 우리 인간이 가진 것 중 최고의 것은 아니다.' 그러나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인생이란 닭장의 사다리일 뿐, 저 위에서 계속해서 아래로 내려가는. 2021. 8. 9.
일간 이슬아 수필집 - 이슬아 댄스 교습소에서 하는 일이라고는 남의 행동을 따라하는 것이 전부였지만, 신기하게도 그걸 하는 내내 나는 내가 너무 나 같았다. 어떻게 해도 나는 나구나. 이게 내 몸이구나. 내가 마음을 먹어야만 내 몸이 움직여지는 구나. 2021. 8. 9.
취하지 않고서야 - 재은@jaen1126 우리는 늘 어수룩하게 삶의 부스러기를 흘리고, 그걸 주우며 스스로에 대해 하나식 배운다. 가끔은 나를 이해하는 일, 지난한 스스로의 감정을 깨닫고 다독이는 일이 타인을 위로하고 공감하는 일보다 어렵다. 나를 망가뜨리지 않는 것, 그게 당신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믿는다. 2021. 8. 6.
곧은 나무는 베이고 - 김시습 군자가 생각할 바 몸과 맘 온전히 지킬 일. 하잘것없이 속세에 허둥대는 건 자연에 묻혀 삶만 못하다네. 나무는 곧음 때문에 베이고 기름은 밝음 때문에 태워지네. 쓰일 데 없음이 외려 쓸 만한 것 이런 게 옛날 옛적 태평한 세상. 2021. 8.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