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카페는 불이 환히 켜져 있었다.
카페 안으로 들어서자 사장님과 눈이 마주쳤다.
"맞아요, 오늘 헤어지러 왔어요."
사장님은 다 안다는 듯한 눈빛을 주었다.
1인 테이블에는 먼저 온 여자 손님이 노트북을 펼치고 무언가 하고 있었다.
우리는 구석진 창가 자리로 갔다.
내가 안쪽 자리에 앉고 아버지는 바깥 자리에 앉았다.
이윽고 커피가 나오고 피할 수 없는 둘만의 시간이 되었다.
그냥 아버지와 같은 거로 시킨 아메리카노에서는 따뜻한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이 잔이 모두 비워지면 그땐 헤어지게 된다.
마지막 순간이 되면 가슴이 더 주체할 수 없을 줄 알았는데 이상하게도 차분해지고 있다.
아버지는 미안하다고 하시겠지.
그럼 나는 괜찮다고 해야 할까.
그 말은 지금 괜찮다는 말이 될까.
앞으로 괜찮아질 거라는 말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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