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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에서 쓴 수기 - Фёдор 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й 나의 설명을 들어보라. 쾌감이 찾아오는 시기는, 굴욕적인 자신의 존재를 잔인할 정도로 의식할 때였고, 막다른 벽에 부딪칠 때였고, 앞이 꽉 막혔는데 빠져나갈 탈출구가 딱히 없을 때였고, 탈출구가 없는 상태에서 다른 무엇이 되려야 도저히 될 수 없을 때였고, 무엇이든 다른 것이 되어보겠다는 믿음과 여유가 아직 남아 있다 해도 나 자신이 딴사람이 될 의향이 전혀 없을 때였고, 다른 무엇이 되길 바란다 하더라도 변신할 만한 대상이 실질적으로 전혀 없어서 그냥 두 손 놓고 멍하니 있을 때였다. 그런데 궁극적인 요체는, 강해진 의식의 기본법칙에 따라, 이 법칙에서 파생된 타성에 따라 그 모든 쾌감이 찾아오기 때문에 막상 어떠한 변신도 이루어지지 않을 뿐 아니라 우리로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 2021. 9. 13.
숱한 사람들 속을 헤집고 나왔어도 - 가랑비메이커@garangbimaker 돌아설 때는 언제나 열에 아홉만큼 행복했다 아쉬움이나 후회가 아닌 그리워하고 돌아갈 이유를 남겼다 남겨진 하나를 메우기 위해 그렇게 다시 마주할까 싶어서 83p 「열에 하나」 2021. 9. 13.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가 순례를 떠난 해 - 村上 春樹 그때 그는 비로소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 영혼의 맨 밑바닥에서 다자키 쓰쿠루는 이해했다. 사람의 마음과 사람의 마음은 조화만으로 이어진 것이 아니다. 오히려 상처와 상처로 깊이 연결된 것이다. 아픔과 아픔으로 나약함과 나약함으로 이어진다. 비통한 절규를 내포하지 않은 고요는 없으며 땅 위에 피 흘리지 않는 용서는 없고, 가슴 아픈 상실을 통과하지 않는 수용은 없다. 그것이 진정한 조화의 근처에 있는 것이다. 2021. 9. 13.
꿈과 근심 - 한용운 밤 근심이 하 길기에 꿈도 길 줄 알았더니 님을 보러 가는 길에 반도 못가서 깨었구나 새벽 꿈이 하 짧기에 근심도 짧은 줄 알았더니 근심에서 근심으로 끝 간 데를 모르겠다. 만일 님에게도 꿈과 근심이 있거든 차라리 근심이 꿈되고 꿈이 근심되어라. 2021. 9. 13.
비블리온 - 문지혁 "그런 의미에서 30년 전 정부가 내세운 구호는 미래적이야. 우리의 미래에 필요한 것은 책이 아니라 인격이다. 옛 지성은 재로 사라지고 그 잔해 속에서 새 인격이 탄생할 것이다. 말 그대로 기술이 아니라 새 인격이 필요했지. 정부는 전문가들을 모아 DNA 편집의 부작용에 관한 총체적인 보고서를 작성했고, 그들은 최종 해결책으로 종이책을 제시했네." "왜 책이죠?" "책만이 내면을 만들어 주니까. 그건 일종의 근육 같은 거야." 사내는 말했다. "내면이 없는 자는 시간을 견딜 수 없어." 2021. 9. 3.
원통 안의 소녀 - 김초엽 사람들은 언제나 다정하고 친절하고 멀리 있었다. 이 도시 역시 마찬가지였다. 햇볕을 먹은, 물기 어린, 비가 온 다음 날이면 곳곳이 반짝이며 빛나는··· 그녀를 위해 설계되지 않은 도시. 스무해 가까이 살았어도 그녀는 여전히 이곳의 여행자였다. 2021. 9. 3.
아침이 온다 - 辻村深月 눈물을 닦는 대신 다짐했다. 둘이자 하나인 우리가 함께 봤던 하늘을, 아무에게도 방해받지 않은 이 시간을 기억하자고. 2021. 9. 3.
눈 - 이륭 겨울에 아마 내가 널 좋아하는 만큼 눈이 온다면, 봄이 오지 않을거야 2021. 8. 27.
스티브 잡스 - Steven Paul Jobs "제가 항상 반복해서 외우는 주문 중 하나는 '집중'과 '단순함'입니다. 단순함은 복잡함보다 어렵습니다. 생각을 단순하고 명료하게 맏늘려면 생각을 깨끗이 정리하는 노력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2021. 8. 26.
자살가게 - Jean Teulé 일종의 변화가 느껴지고 있다. 그것도 아랑의 등에 전적으로 업힌 상태에서 실감하는 느낌이다. 이제 '자살가게'의 모든 것은 이 지혜로운 연금술사에 의해 연기처럼 증발해버렸다는 것을 그는 문득 깨닫는다. 2021. 8. 26.
오늘의 명언 - Friedrich Wilhelm Nietzsche 사람들은 다른 이가 아무리 장점이 많다해도 벌을 주지만, 실수는 전부 용서한다. 2021. 8. 26.
오늘의 명언 - Edmond Eugène Alexis Rostand 모든 희망은 인간에게 허락되어 있다.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겠다는 희망까지도 2021. 8. 26.
오늘의 명언 - 무문관 막다른 곳에 빠지게 될 때에는 온몸을 바쳐 부딪쳐라 2021. 8. 26.
Ozymandias - Percy Bysshe Shelley 나는 고대의 나라에서 온 나그네를 만났는데 그의 이야기이다: 몸뚱이 없는 커다란 돌 다리 두개가 사막에 서있다. 그 근처 모랫속에는 깨어진 얼굴이 반쯤 묻혀있다. 찌푸린 얼굴로 굳게 다문 잎, 차갑게 내려다보는 멸시의 표정엔 조각가가 분출한 열정이 생명 없는 물체에 각인되어 있어서 이들을 묘사한 손과 심장의 박동이 아직도 살아남아 있는 것 같다. 받침대엔 이런 말이 써있다. 나의 이름은 왕중의 왕, 오지만디아스다. 너희들 위대한 자들아, 내 업적을 보고 두손을 들어라! 붕괴된 거대한 폐허 주위에는 남아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적막하고 솟은 것 없이 평평하게 끝없이 뻗어있는 텅 빈 사막 밖에는! 2021. 8. 20.
F.S.O.에게 - Edgar Allan Poe 그대 사랑받고 싶나요? 그러면 그대의 마음이 현재의 오솔길에서 벗어나지 말게 하오! 지금 그대 자신인 모든 것이 되면서 그대 자신이 아닌 그 무엇도 되지 마오. 그러면 그대의 온화함, 그대의 품위, 그리고 그대의 지극한 아름다움이 세상이 끝없이 찬양하는 주제가 될 것이고 그대에 대한 사랑은, 그저 세상의 의무가 될 거예요. 2021. 8.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