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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TEXT ]

사랑스런 추억 - 윤동주

by Kieran_Han 2019. 5. 10.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쪼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뜨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데가 부끄러울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 주어,

봄은 다 가고-

동경 교외 어느 조용한 하숙박에서

옛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 아아 젊음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