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직장을 그만두었을 뿐이지 굳이
대기업을 그만두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대기업'과 '직장'의 늬앙스 차이를 전혀 모르겠다.
대기업을 그만뒀든 소기업을 그만뒀든 근본적으로 '멈춤'의 행위는 같다.
대규모의 회사를 다니다 그만둔 것이 소규모의 회사를 그만둔 것보다 더 대단할 일일까?
아니면 그 용기의 규모가 회사의 크기에 비례하나?
그것도 아니다.
회사를 그만뒀다는 건 제도에 대한 반항이 깔려있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는데,
제도에 대해 조금이라도 반감이 있다면
중소, 대기업으로 나누는 행위 자체에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그런 문제의식을 갖고 대기업을 그만둔 나의 행위를 결코 치장하고 싶지 않다.
그러므로 대기업을 그만둔 것은 전혀 대단한 타이틀이 아니고 같은 맥락으로 대기업을 다닌다고 해서 그것 또한 대단한 타이틀이 아니다.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다.
"저는 직장을 그만둔 사람이고요. 딱히 엄청난 용기도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저는 원래 반항기 가득한 사람이라 조금 더 반항한 것뿐이었어요."라고 인터뷰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라며...
혼잣말 끄적끄적.
'하나 > [ TEXT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데카메론 2 - Giovanni Boccaccio (0) | 2021.07.06 |
---|---|
Die Verwandlung(변신) - Franz Kafka (0) | 2021.07.05 |
눈은 내리네 - 박용철 (0) | 2021.07.05 |
천국보다 낯선 - 이장욱 (0) | 2021.07.05 |
까마귀 눈비 맞아 - 박팽년 (0) | 2021.07.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