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죄가 뭔지 잘 모르겠고 또 그런게 있다고 믿고 있는지도 확실하지 않다
그렇다라도 아마,
그 고기를 죽인 것은 죄가 될거야.
내가 살기 위해서,
또 여러 사람에게 먹이기 위해서 그렇게 했다 할지라도 그것은 죄일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이든 죄가 아닌 게 없을 것이다.
아무튼 지금은 죄를 생각하지 말자.
이제와서 그런 생각을 하기에는 너무 늦었고,
또 돈을 받고 그러한 일을 해주는 사람들도 있으니까.
그런 사람들이나 그런 것에 대해 실컷 생각하라지.
고기가 고기로 태어난 것처럼 너는 어부가 되려고 태어난 거야.
성베드로도 디마지오의 아버지처럼 한때 어부였어.
노인은 자기에게 관련된 모든 일을 즐겨 생각했다.
노인에게는 읽을 것도 라디오도 없었기 때문에 자연히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으며,
죄에 대해서도 계속 생각했다.
너느 다만 살기 위해서라든지 팔기 위해서 고기를 죽인 것은 아니다.
다만 긍지를 위해서,
또 어부이기 때문에 고기를 죽인 것이다.
너는 고기가 살아 있을 대도 사랑했고,
죽은 뒤에도 역시 사랑햇다.
만약 진정 고기를 사랑한다면 죽이는 것은 죄가 아니다.
오히려 아니, 죄보다 더한 것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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