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 해풍이 이 벽지에 불어 들 때
나는 갓 핀 로도라꽃을 숲속에서 보았다.
그 잎 없는 꽃이 습지의 한 구석에 피어 황야와 완만한 강물에 기쁨을 주고,
웅덩이에 껄어진 자줏빛 꽃잎은
그 고운 빛깔로 시커먼 물을 환하게 했었다.
여기에 홍작이 깃을 식히러 와서 새의 차림을 무색케하는 그 꽃에 추파를 던질지도.
로도라여, 만일 사람들이 너에게 물어 왜 이런 아름다움을 이 땅과 이 하늘에 헛되이
버리느냐 하거든,
그들에게 일러라, 만일 눈이 보라고 만들어 진 것이라면,
아름다움에는 그 자체의 존재 이유가 있다고.
왜 너는 여기에 나타났느냐?
장미의 적수여
나는 물을 생각을 해 보지도 않았고,
알지도 못했다.
그러나 나의 단순한 무지로 추측컨대,
나를 생기게 한 바로 그 '힘'이 너를 생기게 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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