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가 바로 한 발을 앞으로 내디뎠을 때
뭐라 표현할 수 없이 사납고 냉혹한 무언가가,
말하자면 그라는 인간 전체에서 시커멓게 뿜어져 나오는 듯했다.
핀천 판사를 알려면 바로 그 순간의 그를 보면 되었다.
그렇게 자신의 모습이 드러난 후에는 아무리 뜨거운 미소를 짓는다 해도 목격자의 기억에서 쇠로 낙인찍힌 인상을 녹여 없애기란 포도를 검붉게 익히고 호박을 노랗게 익히는 일보다 어려울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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