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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TEXT ]

버블리온 - 문지혁

by Kieran_Han 2020. 12. 11.

하나의 책은 하나의 세계에요.

당대의 정치, 경제, 테크놀러지, 이념, 유행, 미적 취향이 모두 집약된 시대의 거울이죠.

동시에 그 거울들은 개별적이고 독립된 우주이기도 해요.

각자로 존재할 권리.

하나로 모아지지 않을 권리.

그게 좋은 내용이든 나쁜 내용이든,

튼튼한 실로 묶여 있든 접착제로 대강 발라져 있든,

표지가 색이 바랬든 낱장이 떨어졌든 간에,

한 권의 책처럼 살아남는 것.

비록 잊혀지고 버려져 책장 한구석에 처박혀 있을지라도,

결코 사라지지 않는 한 권의 책이 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