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느 처음 그를 퍽 불행한 존재로 갓고롭게 여겼다.
그의 앞에 설 때 슬퍼지고 측은한 마음이 앞을 가리곤 하였다.
마는 돌이켜 생각컨대 나무처럼 행복한 생물은 다시 없을 듯하다.
굳음에는 이루 비길 데 없는 바위에도 그리 탐탁치는 못할망정 자양분이 있다하거늘 어디로 간들 생의 뿌리를 박지 못하며 어디로 간들 생활의 불평이 있을소냐.
칙칙하면 솔솔 솔바람이 불어보고,
심심하면 새가 와서 노래를 부드라 가고,
촐촐하면 한 줄기 비가 오고,
밤이면 수많은 별들과 오손도손 이야기할 수 있고------
보다 나무는 행동의 방향이란 거추장스런 과제에 봉착하지 않고 인위적으로든 우영느로든 탄생시켜준 자리를 지켜 무진무궁한 영양소를 흡취하고 영롱한 햇빛을 받아들여 손쉽게 생활을 영위하고 오로지 하늘만 바라고 뻗어질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행복스럽지 않으냐.
이 밤도 과제를 풀지 못하여 안타까운 나의 마음에 나무의 마음이 점점 옮아오는 듯하고,
행동할 수 있는 자랑을 자랑치 못함에 뼈저리듯하나 나의 젊은 선배의 웅년에 왈 선배도 믿지 못할 것이라니 그러면 영리한 나무에게 나의 방향을 물어야 할 것인가.
어디로 가야 하느냐 동이 어디냐 서가 어디냐 남이 어디냐 아차! 저 별이 번쩍 흐른다.
별똥 떨어진 데가 내가 갈 곳인가보다.
하면 별똥아!
꼭 떨어져야 할 곳에 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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