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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TEXT ]

춘설 - 정지용

by Kieran_Han 2018. 11. 30.

문 열자 선뜻!

먼 산이 이마에 차라.


우수절(雨水節) 들어

바로 초하루 아침.


새삼스레 눈이 덮인 뫼뿌리와

서늘옵고 빛난 이마받이하다.


얼음 금가고 바람 새로 따르거니

흰 옷고름 절로 향기로워라.


옹숭거리고 살아난 양이

아아 꿈 같기에 설워라.


미나리 파릇한 새순 돋고

옴짓 아니 기던 고기압이 오물거리는,


꽃 피기 전 철 아닌 눈에

한옷 벗고 도로 칩고 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