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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TEXT ]

살구 꽃처럼 - 김종한

by Kieran_Han 2020. 12. 29.

살구 꽃처럼

살구 꽃처럼

전광 뉴쓰 대에 하늘거리는

전쟁은 살구 꽃처럼 만발했소

 

음악이 혈액처럼 흐르는 이 밤

 

살구 꽃처럼

살구 꽃처럼 흩날리는 낙하산부수

낙환들 꽃이 아니랴

쓸어 무삼 하리요

 

음악이 혈액처럼 흐르는 이 밤

 

청제비처럼 날아오는 총알에

맛받이로 정중선을 얻어맞고

살구꽃처럼, 불을 토하며

살구꽃처럼 떨어져가는 융커 기

 

음악은 혈액처럼 흐르는데,

 

달무리같은

달무리같은 나의 청춘과

마지노 선과의 관련, 말씀이죠?

 

제발 그것만은 묻지 말아주세요.

음악은 혈액처럼 흘려흘려,

 

고향 집에서 편지가 왔소

전주백지 속에 하늘거리는

살구꽃은

살구꽃은 전쟁처럼 만발했소

 

음악이 혈액처럼 스르는 이 밤

 

살구꽃처럼 차라리 웃으려오

음악이 혈액처럼 흐르는 이 밤

전쟁처럼

전쟁처럼 살구꽃이 만발했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