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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국보다 낯선 - 이장욱

by Kieran_Han 2018. 11. 9.

나는 내 삶이 어떤 낙관적인 기분속에서 흘러가기를 희망한다.

내가 속해 있는 세계가 뽀족한 공기를 갖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때마다, 나는 평행 우주의 다른 세계로 스며들고 싶었다.

그런 우주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존재하지 않을 것이라는 비관 때문에,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지푸라기나 동아줄을 붙잡는 심정으로.

하지만 문장 속에서도 나는 자주 비관에 멱살이 잡혀 질질 끌려다니곤 했다.

나에게 비관이라는 것은 어떤 정서의 이름이 아니다.

그것은 어떤 물리적인 힘의 이름에 가깝다.

내 멱살을 휘어잡고 패대기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