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이지 않는 인간이다. 아니,
그렇지만 에드거 앨런 포를 사로잡은
유령이나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심령체
같은 존재라는 말은 아니다. 나는 살과
뼈가 있고, 섬유질과 체액으로
이루어진, 실체를 지닌 인간이다.
게다가 어쩌면 정신가지도 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사람들이 나를 보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나는 마치 서커스의 곁들이
프로그램에서 가끔씩 등장하는 몸뚱이
없는 머리들처럼, 실물을 왜곡해서 보여
주는 단단한 거울들로 둘러싸인 것
같다. 사람들은 내게 다가올 대 내
주변의 것이나 혹은 자신들의 상상
속에서 꾸며진 것만을 본다. 그야말로
그들은 모든 것을 빠짐없이 다 보면서도
정작 나의 진정한 모습은 보지 않는다.
'하나 > [ TEXT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 - Oscar Fingal O'Flahertie Wills Wilde (0) | 2018.11.16 |
---|---|
첫날밤 신부의 내숭 - 홍만종 (0) | 2018.11.16 |
추억 - 윤동주 (0) | 2018.11.16 |
낙엽 - William Butler Yeats (0) | 2018.11.16 |
카라마조프 가의 형재들 1 - Фёдор Миха́йлович Достое́вский(Fyodor Dostoevsky) (0) | 2018.11.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