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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 - 윤동주

by Kieran_Han 2018. 11. 16.

봄이 오던 아침, 서울 어느 조그만

정거장에서

희망과 사랑처럼 기차를 기다려,


나는 플랫폼에서 간신한 그림자를

떨어트리고,

담배를 피웠다.


내 그림자는 담배 연기 그림자를 날리고

비둘기 한 떼가 부끄러운 것도 없이

나래 속을 속, 속, 햇빛에 비춰, 날았다.


기차는 아무 새로운 소식도 없이

나를 멀리 실어다주어,


봄은 다 가고 - 동경 교회 어느

조용한 하숙방에서,

옛 거리에 남은 나를 희망과 사랑처럼

그리워한다.


오늘도 기차는 몇 번이나 무의미하게

지나가고,

오늘도 나는 누구를 기다려 정거장

가차운 언덕에서 서성거릴 게다.


-아아 젊은은 오래 거기 남아 있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