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면 늦은 아침이나 이른 점심으로 제격인 아버지표 푸짐한 라면이 있었고,
생각나지 않는 어느 해 질 녘엔 그날의 저녁식사로 적격인 고소한 밤 냄새 더한 메뉴가 있었다.
반찬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먼지 잔뜩 낀 손 씻으며 맡던 그 냄새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케첩으로 웃는 얼굴 그린 후 아껴먹던 오므라이스도,
손가락 쪽쪽 빨아가며 먹던 LA갈비도,
간장소스 짭조름하게 밴 고등어 반찬이나 나물 반찬, 뜨끈한 국, 냄비째 놓인 찌개 같은 것 모두 어릴 적에만 맛보았던 것처럼, 저무는 해가 남긴 노을 마냥 기억 속에 아련하게 남아있다.
나는, 우리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배불리 식사를 마치고 보고픈 얼굴들아-
「나는 보통의 삶을 사는 조금 특별한 사람이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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