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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421

토기박물관 - 김인숙 아직 제니를 모를 것이다. 어떤 존재가 디테일을 갖기 위해서는 상실이 필요하다는 것을. 완전히 잃어버린 뒤에야 오히려 생생하고 너무나 세세해 진절머리가 날 정도로 기억에 남는다는 것을. 2021. 6. 21.
역사의 역사 - 유시민 인류 역사를 통틀어 최고의 역사서를 하나만 뽑는다면 사마천이 가장 강력한 후보가 되는 게 마땅하다. 사마천은 역사를 역사답게 쓴 중국 문명 최초의 역사가였다. 민간의 역사서와 다양한 국가 기록을 참고해 「사기」를 집필했지만 「사기」는 그 모든 것을 뛰어넘었다. 이전의 역사서가 저마다 별 하나를 그렸다면 사마천은 우주를 그렸다. 「사기」는 시대와 문명의 과거를 언어로 재구성한 '전체사(全體史)'였다. 인류 역사에서 혼자 힘으로 그런 작업을 해낸 역사가는 오로지 그 한 사람뿐이었다. 2021. 6. 17.
야성의 부름 - John Griffith London (Jack London) 차가운 지면 위로 첫발을 내딛자 벅의 발이 진흙처럼 부드럽고 흰 것에 빠졌다. 그는 펄쩍 뛰며 콧김을 내뿜었다. 흰 것들이 공중에서 더 많이 날리고 있었다. 그는 몸을 흔들었으나 흰 것은 그를 향해 계속 내려왔다. 그는 킁킁 냄새를 맡다가 혀에 대고 핥아보았다. 얼핏 불처럼 느껴졌으나 이내 그 맛이 사라졌다. 그는 갸우뚱했다. 다시 한 번 시도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구경하던 사람들이 와하며 웃음을 터뜨렸고 그는 이유를 몰랐지만 조금 창피했다. 그가 생전 처음 보는 눈이었다. 2021. 6. 17.
나를 보내지마 - Kazuo Ishiguro 마음과 마음이 맞닿는 이런 밀담을 가능하게 한 것, 나아가 그 시기에 우리의 우정 자체를 가능하게 한 것은 그런 대 서로 어떤 이야기를 털어놓든 간에 상대가 그것을 깊이 배려하고 존중해 주리라는 믿음이었다. 상대가 털어놓은 이야기를 존중하고 아무리 심한 말다툼을 한다 해도 그때 나온 이야기를 무기로 들이대지 않으리라는 그런 묵계가 있었던 것이다. 2021. 6. 17.
흔들린다. - 안리타@hollossi 어쩌면 지나쳐 갈 아주 작은 일들이 내삶의 전부를 흔들었는지도 몰라, 아주 사소한 슬픔 하나가 확대된다. 때로는 그것이 무너지게 하지, 마치 당장 죽을 것처럼, 더 살 의미가 없어진 것처럼, 그러나 아무도 죽지 않았고, 우리의 삶은 흔들린 채 계속 유지되는 것이지, 마음은 얼마나 여린 것인지, 그러면서도 얼마나 질긴 것인지, 여기에 이렇게 서서 쉼 없이 흔들린다 내가, 그리고 네가, 「사라지는, 살아지는」 2021. 6. 15.
일의 기술 - Jeff Goins 물론 실패도 있겠지만, 실패에는 값진 교훈이 따라온다. 때로 엉뚱한 일에 헌신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괜찮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쪽보다 그게 낫다. 엉뚱한 일에 헌신하는 게 가만히 서 있는 것보다 낫다. 2021. 6. 15.
Steve Jobs - Steven Paul Jobs "성공한 사업가와 그렇지 못한 사업가의 차이는 참을성에 있습니다. 사업을 하려면 매우 힘든 시간을 견뎌내야 하고 대부분 사람들은 포기합니다. 만약 당신이 열정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살아남을 수 없습니다. 단신이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아이디어나 무엇인가를 바로잡고 싶은 문제들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는다면 끈기 있게 매달릴 수 없습니다. 여기에서부터 승리의 반이 결정됩니다." 2021. 6. 15.
만든 눈물, 참은 눈물 - 이승우 "나는 이 집에서 태어났어요. 이 집은 내가 태어난 순간을 알고 있고 내 어린 시절을 기억하고 있어요. 나는 이 집과 함께 자랐고 같이 늙어가고 있어요. 집은 내 몸의 일부와 같아요. 몸 어딘가에 상처가 생기면 약을 바르고 다리가 부러지면 깁스를 해야 하잖아요. 그런 거예요." 2021. 6. 14.
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 안리타@hollossi 당신의 고독과 나의 고독이 하나로 섞일 수 없었다. 그것이 나를 참으로 고독하게 했다. 2021. 6. 14.
증명된 사실 - 이산화 "아뇨, 영혼의 존재는 훨씬 이전에 증명이 끝난 상태였습니다. 무진동실에서의 실험으로 입증한 것은, 영혼에는 우리가 측정할 수 있는 무게가 존재하ㅓ지 않는다는 사실이었습니다." 2021. 6. 14.
농담같은 오늘에 - 프로젝트먹 오종길@choroggil.ohjonggil_meog 벽돌식 보도블록 이라고 말하는 게 맞는지는 모른다. 그저 그 틈 사이로 잔디며 잡초며 생명이 자라는 땅 ㅜ이에서 살고 싶다. 고독을 즐겨도 외로움은 찾아오고 누군가가 한없이 그리워 잠 못드는 밤이 있다. 농담을 꼬리처럼 달고서 평생토록 동사를 명사화하며 살겠다. 나는 영원히 농담이고 싶다. 「나는 보통의 삶을 사는 조금 특별한 사람이길 바랐다」 2021. 6. 2.
신의 아이 - (Gaku Yakumaru ,やくまる がく ,藥丸 岳) "너는 노력하는 것에서 도망쳤다고 말했지만 노력이야 앞으로 해 나가면 되는 거잖아. 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평생토록 노력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 분명히 인생에서 죽을힘을 다해 노력해야 할 때가 몇 번인가 있고, 그때 제대로 노력한 사람이 성공하는 게 아닐까 싶어. 그리고 정말 노력해야 할 때는 이제부터라고." 2021. 6. 2.
이방인 - Albert Camus 그때, 왜 그랬는지 몰라도, 내 속에서 그 무엇인가가 툭 터져 버리고 말았다. 나는 목이 터지도록 고함치기 시작했고 그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도 기도를 하지 말라고 말했다 나는 그의 사제복 깃을 움켜잡았다. 기쁨과 분노가 뒤섞인 채 솟구쳐 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에게 마음속을 송두리째 쏟아 버렸다. 그는 어지간히도 자신만만한 태도다. 2021. 6. 2.
여행을 쉽니다 - 수수진@project158_ 가끔 결혼한 친구들이 은근한 압박을 줄 때가 있다. 그냥 오래 같은 직장에 다니고, 남들처럼 결혼하고 아이 낳아서 사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틀린 말은 아니다. 그렇게 사는 게 편하고 딱히 어긋남 없어 보인다. 하지만 나는 그렇게 살고 싶지 않다. 결혼해서 평범한 삶을 사는 게 그녀의 즐거움이듯 나에겐 결혼을 조금 미루고 독특한 삶을 사는 것이 즐거움이다. 우리는 서로 다를 뿐, 서로의 삶에 감히 감놔라 배놔라 할 자격은 없는 것이다. 2021. 6. 2.
우리가 볼 수 없는 모든 빛 - Anthony Doerr 뇌는 단 한점의 빛도 없이 살아가면서 무슨 수로 우리에게 빛으로 가득한 세상을 지어 주는 것일까요? 실제로는 말이죠, 수학 상으로는 어떤 빛도 눈에 보이지 않는답니다. 눈을 떠요. 그리고 영원히 감기기 전에 그 눈으로 여러분이 할 수 있는 걸 찾아봐요. 2021. 6. 2.